별을 쳐다보며에서

노천명

검정 나비

너를 피해 달음질치기 열 몇 해
입 축일 샘가 하나 없는 길
자갈돌 발부리 차 피내며
죽기로 달린다.

문득 고개 돌리니
너는 내 그림자— 나를 따랐구나.
내려앉은 꽃잎 모양
상장喪章과도 같이

나 이제
네 앞에 곱게 드리워지나니
오—나의 마지막 날은 언제냐.



눈이 찿아주는 날

눈이 날린다.
철창 밖에 눈이 날린다.
내 좋은 눈이 여기까지 찾아주었다.
마음은 발돋움을 내다본다.
눈 오는 들판을 내 마음은 눈과 함께 달린다.